개발자 99% 커뮤니티에서 수다 떨어요!
안녕하십니까.
노마드코더 덕분에 먹고 살고 있는 어딘가의 개발자 torch입니다.
(여기서부턴 의식의 흐름대로 쓰겠습니다.)
nomadcoders.co에서의 status
레벨 10. 노마드코더 찐팬
노마드코더 상에 현재 올라와 있는 모든 유료강의를 구매하였으며(구매했을 뿐 섭렵하지는 못 함) 참여한 챌린지가 참여하지 않은 챌린지보다 많습니다. 쿠폰 열심히 사용하였습니다.
면접 이야기만 쭉 써본다.
일본에서, 2020년 초, 모 기업에서, "일본에서 느끼는 장단점"을 물었다. 장점은 뭐라고 답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데 "일본에서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의 '타인'은 모든 타인이 아닌 주변 사람에 한정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다른 면접관이 "이 질문을 커트하려고 했는데 좋은 대답이였다"고 했다. 이 회사에 합격했다.
2020년 말, django 개발자로 구로구의 F사에 면접. 한국에서 처음으로 보는 면접이라 양복을 차려입고 갔는데 사복 입고 일하는 회사였다. django를 아는 대표가 아니여서 그런지 기술적인 질문은 당하지 않았다. 그냥 면담에 가까웠다. 1월부터 나와달라고 했다.
2021년 초. 입사 후에 구직 사이트에서 내 status를 재직중으로 바꾸니, 백수일 때에 비해 이력서의 조회수나 제안이 확실히 더 있었다. "일본으로 다시 갈 생각 없냐"는 회사도 있었다.(일본쪽 구인하는 회사였음. 이런 회사는 대부분 일본에서의 파견 회사다.)
한 회사에서는 성문(목소리 지문) 분석을 하는 걸 개발하는 회사인데 내가 일본쪽 커뮤니케이션도 맡아서 해달라고 했다. 과장 자리와 함께 급여는 F사에 비해 월 +40만이라고 했다. 기술적인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고민하다가... 가지 않았다.
강남의 스타트업 M사. 붙을 리가 없었던 코테 통과 후 실무자 면접, 이후에 팀장 면접까지. 기술적인 질문보다는 사람 됨됨이를 봤던 것으로 기억한다. 합격하였지만 급여가 맞지 않아 입사하지는 못했다.
강남의 D사. 서류합격 후 django로 하는 과제전형, 이후에 실무자 면접.(이 면접은 어떻게 봐도 붙을 것 같긴 했고 예상대로 붙었다.) 위의 F사에서 모니터를 개개인이 사서 쓰라는 얘기가 있었고 실제로 모니터를 사서 썼다보니, 장비는 제대로 제공해 주는 회사에 가고 싶어서 장비를 물어봤더니 개인 것으로 써야 한다고 했다. 최종면접 제안이 와서 장비를 개인이 사야 하면 가지 않겠다고 했더니 그건 옛날이야기라며 최종면접을 보러 오라고 대표에게서 전화가 왔다. 면접에 참여했더니, 최종면접 도달율이 70명 중의 1명이라고 했다. 아니 우리나라 django 개발자가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무슨 70대 1이여...?.
COO가 "우리 회사가 왜 지원자님을 뽑아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하였다. 그 때는 당황해서 횡설수설 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럼 너네는 면접 안 본다는 사람 왜 불렀냐?라고 대답했어야 했다. 집에 가면서 메일 보내서 "나는 결과 메일을 받지 않겠다"고 연락했다.
구로의 A사. 무려 위에서 서술한 구로의 F사의 바로 뒷건물이였다. 나의 일본에서의 이력을 신기해 하는 모양새였고, "일본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니 서버개발자 역량이 부족해도 끈기 있게 잘 하길 기대한다"며 합격통보를 주었다. 면접관은 3명이였는데 분위기는 그럭저럭 괜찮았고 기술질문은 별로 없었다. 급여도 월 290만원(세전) 정도 준다고 했다. 고민하다가 구로여서 가지 않았다.(사실 지원했을 때 지역을 안 보고 지원해 버렸다...)
강남의 A사. 내가 작년에 K디지털 트레이닝 교육을 받은 xxx캠퍼스와 같은 산업에 속하는 기업이였다. 백엔드 책임자로부터 링크드인 상에서 연락이 와 지원 후 django 과제 제출, 간단한 화상 면담 후 회사에서 면접 진행하였다. 백엔드 질문이 여러가지 있었지만 대부분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고, 당연히 탈락했다.
교육 수료 후, 2021년 12월 중순, 이제 뭘 해야 할까 하는 마음과 함께 '앱개발자'를 해보기로 했다. 대학생 때부터 눈독 들였던 'Swift'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했는데 아이디어가 없어 노마드코더의 꾸 챌린지의 앱을 클론코딩하기로 했다. 린님께 직접 허락을 받고 앱을 Swift로 작성하였다.이 때 난생 처음으로 '우울감'이라는 걸 느꼈다. 작년에 안 간다고 했던, 놓쳤던 회사들, 그냥 갔어야 했나, 갔으면 벌써 반년간 월급 받고 어느 정도 생활은 했을텐데 하면서.
1월, 앱개발자로 이력서를 돌리다가 5분만에 면접 제의가 온 곳이 있었다. 사실 내가 작년에 베이스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음악인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홍대 쪽에서 일하고 싶었는데, 마침 홍대쪽에서, 그것도 공연 관련된 앱을 만드는 회사에서 면접제의를 줬다. 신기하다 싶어 갔더니 대표가 나의 고등학교 4년 정도 선배님이셨다. 사회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선배님을 뵀다.
앱개발 신입으로 면접을 봤다 보니, 앱의 기술 질문은 나오지 않았고, 어느 정도 학연빨(?)이였는지, 인성에 대한 질문과, 앞으로의 비젼 등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고, 그렇게 합격했다. 급여는...역시나 신입 급여...
집에 가면서, 슬랙에다 "면접을 봤는데 대표가 고등학교 선배더라"는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django 개발자 채용 글을 clomia님이 올리고 있었다. 좀 특이한 너드다 싶던 사람이 언젠가부터 안 보이더니 갑자기 연초에 나타나서는 취업해서 돌아와서 글을 쓰고 있기에, "와 이 사람 취업을 했네" 싶었는데, django 개발자라니...진작에 좀 올리지...라는 아쉬움과 함께 얘기를 해보았다.
어찌저찌 내가 지원해 놓고는 안 간다고 했다가 또 간다고 했다가, 뻘짓을 하고서, 앱개발자 합격한 것을 핑계를 대 입사를 1주일 미룬다고 하면서까지 면접을 갔다. clomia님을 처음 봤고, 건물 전체가 회사인 곳을 처음 가봤다. 면접에서는 nosql 사용 경험이나, 일본에서의 개발 이야기 등, 이직 이야기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 자리에서 합격하였다. 사실 이 회사는 임원면접까지 한 번 더 거치는 게 원칙이지만, 개발자가 급하기도 하고, 나도 원래 합격한 앱개발자 자리와 결판을 내야 하다 보니, 당일에 회장님을 뵙는 것으로 임원 면접을 대신하게 되었다. 그 자리에서 합격하여 다음주부터 일하기로 하였다.선배님이 대표인 앱개발 회사에는 솔직하게 메일을 보내 "나이가 있다보니 현실을 좀 더 챙겨야 해서 다른 곳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앱개발자의 꿈이 1개월만에 날아가게 되었고 django 개발자로 10개월만에 복귀하게 되었다.
django를 노마드코더에서 배웠고, 그 덕분에 한국에 귀국 후 딱 4주 뒤에 django 개발자로 취업했으며, 1년의 우여곡절 뒤에 노마드코더에서의 인연으로 다시 django 개발자로, 노마드코더의 유저와 함께 둘이서 개발팀에서 일하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노마드코더의 python 커뮤니티에 내가 django 팁을 몇 개 썼었는데, 거기에 clomia님이 작년에 댓글을 달았던 걸 발견했다.
사실 면접이라는 게 떨리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고, 위에 적은 면접 외에도, "나는 왜 여기서 이 면접을 보고 있는가", "이러려면 서류 합격은 왜 시켰지?" 하는 면접도 있었다. 여러 일이 있었지만, 결국 지금은 노마드코더에서의 인연으로, 노마드코더에서 배운 django로, 좋은 상사,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고 있기도 하고, 먹고 살만해졌다.
인생 처음으로 우울감도 느껴보기도 하고, 내 무능함으로 인한 면접 탈락에 속이 타들어갈 때도 있는데, 인생 뭐든지 그렇지만, 취업 역시 타이밍이고 인연이고 그런 것 같다.
(의식의 흐름대로 적은 면접취업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