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99% 커뮤니티에서 수다 떨어요!
작년인 2025년, 나는 1인 창업을 목표로 정말 열심히 공부하고 코딩했다. 하지만 2025년 하반기, 결국 한 번 크게 좌초하고 말았다.
그때의 나는 수익을 내는 서비스를 만들려면 반드시 인공지능을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부했고, 직접 만들어보려고 했다. 그런데 막상 개발을 시작하려고 하니 구체적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내 지식과 기술이 아직 충분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도 어떻게든 밀어붙여보려고 시작한 것이 ChatGPT와 Claude Code에게 코딩을 맡기는, 이른바 바이브코딩이었다. 처음에는 정말 놀라웠다. 순풍을 만난 배처럼 프로젝트가 빠르게 앞으로 나아갔다. 내 눈앞에는 완성형에 가까운 모바일 앱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마치 마법 같았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너무 단순한 앱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래서 기능을 하나씩 덧붙이기 시작했다. 나는 대중의 흥미를 끌 것이라고 믿는 요소들을 레고 블록 쌓듯 계속 추가했다. 하지만 바이브코딩은 레고가 아니었다. 레고처럼 다루면 오히려 프로젝트 전체가 엉망이 되어버린다.
그 순간 마법은 사라졌다. 프로젝트는 좌초했고, 나는 심한 불면과 함께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그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겨울에 다시 책상 앞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걸까?’
그러던 중 새로 출시된 AI Agents 마스터클래스 강의를 듣게 되었다. 어렵기만 한 내용이 아니라 흥미롭고도 구체적이었다. ‘이거라면 수익성 있는 서비스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막연하지만 오랜만에 살아나는 기대가 생겼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추스르던 중, AI 엔지니어 클럽 사전접수 소식을 듣게 되었다.
AI 엔지니어 클럽이 시작되고 나서 처음 알게 된 사실은, 클럽 멤버들의 상당수가 현업에서 일하는 노련한 개발자들이라는 점이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기가 죽었다.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과 기술을 갖고 있었다. 개발을 시작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느꼈다. ‘내가 과연 끝까지 잘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그동안 경험했던 챌린지들과 달리, AI 엔지니어 클럽은 과제를 충분히 고민하고 완성할 수 있도록 일정이 짜여 있었다. 덕분에 나는 조급해하지 않고, 과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었다. 강의를 반복해서 복습하고, 인공지능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면서 어떤 것이 가능한지 탐구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과제에 적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자신감을 조금씩 회복했다. 무엇보다도, 배우고 코딩하는 과정 자체가 다시 즐거워졌다.
또 하나 좋았던 점은, 업무 경험이 많은 클럽 멤버들이 내게 정말 많은 영감을 주었다는 것이다. 멤버들의 탐사일지를 읽고 질문을 하면서, 옵시디언 노트를 DB화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고 n8n으로 어떤 자동화를 할 수 있는지도 감을 잡게 되었다. 그 외에도 인공지능을 훨씬 더 다각도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무엇보다 컸던 변화는, 내가 FOMO에서 조금씩 빠져나왔다는 점이다. 더 이상 인공지능을 ‘따라잡아야만 하는 대상’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나의 소중한 협업자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ChatGPT와 훨씬 더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질문하는 법, 원하는 결과를 얻는 법을 조금씩 터득하기 시작한 것이다.
클럽 게시판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정보를 주고받는 동안 내 마음도 서서히 회복되어 갔다. 희망이 생겨서인지 체력도 좋아졌다. 하루에 최소 30분 정도는 산책을 했고, 걸어서 마트나 시장에도 다녔다. 집을 중심으로 500m, 1km, 1.5km 근방을 걸어다녔다.
어느 날에는 목련이 눈에 들어왔다. 분명 그 자리에 늘 있었을 텐데,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또 어느 날에는 벚꽃이 보였다. 그렇게 어느새 봄이 와 있었다.
AI 엔지니어 클럽을 하는 동안 나는 강의에 나오는 10개의 에이전트뿐 아니라, 과제로 만든 6개의 에이전트까지 갖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life coach agent는 내게 많은 위로를 주었다. 그래서 나는 이 에이전트를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앞으로도 함께할 동료로 삼기로 했다.
또 storybook maker agent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ChatGPT와 Claude Code와 훨씬 더 깊이 협업하는 경험을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동안 내가 이들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리고 클럽의 마지막 과제였던 ‘나만의 agent 만들기’에 들어가면서, 나는 ChatGPT와 정말 수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무엇을 만들 것인지부터 시작해서, 왜 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하는지, 어떤 흐름으로 설계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함께 정리해나갔다. 이 과정만 일주일이 넘게 걸렸다.
그 대화가 거의 마무리될 즈음,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나의 지난 2년간의 배움을 이 에이전트 안에 모두 담아보기로.
메이커클럽에서 배운 방식 위에 AI 엔지니어 클럽에서 얻은 지식을 더해보기로.
그렇게 탄생한 나의 에이전트가 바로 원서예습 | PreRead
(https://www.trypreread.com/) 이다.
원서예습 | PreRead는 외국어 텍스트를 읽기 전에, 사용자가 막힐 가능성이 높은 단어와 문장 구조를 먼저 알려주는 AI 예습 에이전트이다. 사용자가 읽기를 시작하기 전에 예습노트를 보고, 퀴즈를 통해 준비도를 확인한 뒤, 실제 읽기로 넘어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 서비스는 사용자가 보는 프론트엔드와, AI 에이전트 및 데이터베이스가 있는 백엔드로 구성되어 있다. 프론트엔드는 Vercel, 백엔드는 Railway에 배포했고, 데이터베이스는 Supabase를 사용했다. 참고로 프론트엔드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Nomad Coders의 Supaplate를 활용했다.
원서예습 | PreRead의 전체 개발 기간은 약 10일이었다.
프로젝트 환경설정: 3일
코딩 및 테스트: 2일
배포: 2일
운영 리스크 제거: 2일
추가 기능 보완 및 발표자료 작성: 1일
ChatGPT와 함께 원서예습 | PreRead를 만들기로 결정한 뒤, 딱 2주 만에 pilot 버전을 완성해 클럽 멤버들 앞에서 데모할 수 있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나는 드디어, 내가 진짜 1인 개발자가 되었음을 느꼈다.
현재 나는 ChatGPT Apps 마스터클래스 강의를 듣고 있다. 이 강의를 듣는 이유는, 내가 만든 agent들을 ChatGPT 앱으로 확장하고 싶기 때문이다.
강의가 순차적으로 업로드되고 있기 때문에, 그 사이에는 원서예습 | PreRead의 2차 개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더해, 클럽 활동을 하면서 구상해둔 여러 AI Agent들도 차근차근 개발해보고 싶다. 그리고 일상생활과 업무 자동화를 위해 n8n 마스터클래스에서 배운 workflow들도 내 상황에 맞게 다듬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완성할 계획이다.
또 원서예습 | PreRead의 2차 개발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1인 창업도 본격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다. 개인사업자 등록, 세무와 회계 처리, 서비스 마케팅 등 지금까지는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일들도 하나씩 현실의 과제로 옮겨가게 될 것이다.
나는 AI 엔지니어 클럽에 참여한 것을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이 클럽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나는 여전히 슬럼프 속에 머무르며 우울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6주 동안 나는 정말 많은 것을 경험했다. 기술을 배웠고, AI와 협업하는 법을 배웠고,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도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함께할 동료들도 얻었다. 우리는 1인 개발자 모임을 만들었다. 서로의 서비스를 테스트해주고, 개선 아이디어를 나누며, 각자의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다.
AI 엔지니어 클럽 1기는 내게 단순한 스터디가 아니라,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준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