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99% 커뮤니티에서 수다 떨어요!
주니어 개발자 채용 썰
스타트업 이긴 한데 연차가 10년정도 된 중소기업에서 주니어 개발자 2명을 채용했습니다.
면접, 코테 썰은 아니지만~! 채용과 관련되어 한번 풀어봅니다 ㅎㅎ
저는 제품팀 PO였는데요, 채용할 개발자 분들이 제품팀 소속이기에 채용 ~ 3개월 온보딩 ~ 이후 적응 과정까지 함께한 후기?? 들려 드립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다수 포함되어있으므로 반박시 님 말이 맞습니다. 사바사 라는게 있을수도 있고, 사람 일이란게 이럴수도 저럴수도 있으니 재밌게만 읽어주세요! (근데 적다보니 진지..해져서 재미없어요)
(긴글주의)
(재미없어도 끝까지 으리있게 읽어주세요)
(선 업보팅 후 읽기 부탁드립니다. 열심히 썼거든요)
주니어 개발자를 2명 채용했습니다. 왜 주니어 개발자를 채용했냐고요? 비용이슈...
CTO님이 퇴사를 앞두고, 남아있는 3년차 주니어 개발자 1명이 혼자 유지/보수, 신규서비스 개발을 해야하는 상황이라 급하게 채용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도 작고, 2020, 2021을 B2B위주로 서비스 해왔기에 외부에서 보기에 알아볼 만큼 성장하고 있는 서비스도 아니고, 개발하는 것도 프론트/백 나누지도 않고 풀스텍으로 오라는 것도 모잘라 요즘 선호하지 않는 Ruby on Rails(노마드 코더에도 없...)로 사람을 뽑자니 지원자 분들이 많이 없었어요.
(대충 없어요 짤 넣고싱픈데... 이미지가.. 너무 크게 올라가요.. ㅠ)
처음 2주정도 공고를 올렸을땐 정말 지원자가 없어서 광고도 진행하고, 주변에 홍보도 하고 그랬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원자분들 중에는 부트캠프 출신의 지원자들이 많았고, 부트 캠프 마다 주어지는 미션과 클론 코딩으로 채워친 포폴을 받았습니다 ㅎㅎ 거의 다 비슷하거나 똑같고, 모 부트캠프는 이력서 포폴도 과정에 포함되어 있어 포맷까지 똑같더라구요.
(이ㄸㅐ 사실 모두 다같이 할말을 잃음... 개발자 0명인데 채용 포기이야기도 나왔었음)
그래서 다른 내용 다 제꾸고 부트캠프에서 한 그룹 프로젝트가 아니라 개인 프로젝트, 개인이 얼마나 공부를 하는가? 부트 캠프 스케줄 대로만 공부하는가? 스스로 공부 하는가? 기본 백서를 보면서 공부를 할 수 있는가? 를 위주로 서류 심사를 했습니다. (이건 나중에 채용을 직접 하신 CTO님께 물어봄 사유는 와서 루비 공부 알아서 해야하기 때문.)
면접에서는 1. 왜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2. 프로젝트 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은 무엇인지, 3.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기본 질문 세가지와 이전 직장 경험, 개인적인 질문들을 하셨습니다. 별도로 기술면접은 진행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최종으로 부트 캠프를 갓 졸업하고 실제 돌아가는 서비스에 배포를 해본적이 없는 두분이 채용이 되었습니다.
처음 세달은 실제 개발보다는 개발 공부와 제품 기획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대부분의 시간을 썼습니다.
작은 프로젝트지만 실제 프로젝트를 해보니 개발 보다도 사용하는 고객이 있는 제품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책임, 그리고 무엇을 하는지를 생각하는 것 등 개발 이외에 부분이지만 조금 더 신경써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젠다는 어떻게 가져오고, 투두는 어떻게 시작하고, 개선사항에 무엇을 사용자에게 물어봐야하고, 요구사항에서 왜를 찾아야 하고, 기술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게 아니라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 요청하는 사람은 본인이 진짜 원하는 것 보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해결 방법인 기능을 요구할때가 있고, 우리는 왜 그게 꼭 필요한지, 그게 없으면 어떻게 되는지, 지금은 어떻게 하고 계신지, 무엇이 어떻게 되기를 바라는지 등 확인을 해서 꼭 필요한 기능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 말 그대로 만들기만 하면 되는 상세 스펙이 넘어올 일은 현저히 적을 것이며 적혀진 기능을 그대로 만드는 개발자보다 개발 하기에 앞서 고객에게 유의미한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함께 생각해주시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
설명하고 작성하는게 많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에서 오해도 생길 수 있고 가끔은 무슨 말인지 모르게 작성해주시는 경우도 왕왕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하면 읽는 사람을 생각해서 글을 쓸까 고민을 해주시면 좋겠다는 피드백도 드렸던 적이 있네요 (ㅠ? 나는? 저도 잘 못합니다;)
개발도 개발이지만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고 함께 만드는 사람인 것이 중요하다고 저도 이전 사수님께 그렇게 배웠고 사수님도 그때 함께했던 개발자 분들께 코드 리뷰도 꼼꼼히 해주셨지만 개발 외의 업무에 대한 태도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도 강조를 많이 하셨어요.
이런 부분을 소프트 스킬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우당탕탕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깃 사용법도 잘 모르시고 (…) 버그 하나 배포하는데만 3일이 걸리기도 하고 (…) 의존하고 있는 각종 서비스들.. 툴.. 버전 관리가 안되고 (…) SQL을 실제 데이터에서 해본적이 없어서 필요한 데이터를 못뽑고 (…) 산넘어 산이더라고요. (분명히 할 줄 안다고 했잖아! 결국 제가 옆에서 뽑았어요!?)
하루는 DB 비밀번호 를 찾는데 어디에 있다 알려줘도... 그걸 그렇게 메모 같이 적어둘리가 없다며.. 결국 퇴사자에게 물어보고 내 말이 맞았음. (제가 그래도 서당개 짬이 3년인데)
결과만 보면 약 5개월동안 사이트 한번 안터지고 네비바 디자인도 전면 교체하고(레거시 버리고 tailwind로~), 내부 어드민에 빠져있던 기능이나 에러도 고치고, 상반기 목표였던 인게이지를 높일 수 있는 기능도 추가해보며 두분 다 각자의 방식으로 적응하셨고 다행이게도 탈주를 하진 않으셨답니다. (물론 제가 탈주함)
그리고 희망편~! 새로운 15년차 개발자인 사수님이 오시고 2022년 B2C 오픈 및 앱 개발 계획과 프론트와 백 분리, RoR 레거시 분리하기 등 더 유의미한 경험을 앞으로 하게되실 것 같습니다.
회사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생 주니어 둘만 냅다 뽑아서 풀스텍으로 알아서 해라! 맡겨놓고 다 퇴사하는 바람에 풀스텍이라 쓰고 어느 한 쪽도 전문성이 없는… 레거시인 부분 까지 유지 보수하느라 단기간에 그렇다 할 일을 많이 못해서 커리어 어떡하나? 이런 생각을 하실수도 있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선 거의 반년 가까이를 비개발직군보다 높은 초봉 + 개발 공부가 주 업무인 것을 보니 한편으론 부러웠습니다.
주저리 글이 길었지만~...; (그러니까 썰이잖아요?)
개발자 채용은 개발자가 하겠지만 함께 일하는 팀원의 입장에서는 글도 많이 써보고 논리적으로 잘 쓰고, 개발적인 내용을 비개발 팀원에게 쉽게 잘 설명하고, 제품 개발에 필요한 다른 직무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다 같은 포폴을 가져와도 더 눈에 띄겠더라구요.
개발 공부 하시며 이런 저런 책도 많이 읽으시고, 생각을 글로도 많이 써보시면 좋겠어요~! (노마드 코더 이벤트, 챌린지만 계속 참여하셔도…..충분히….)
아 그래서 입사 하고 나니 회사가 이상해요; 탈주 각인가요? 랄법도 한 곳에서 우여곡절 겪으며 2-3년 보냈을 때 커리어 어쩔티비 아니냐구여?
참고로 신규 채용 이전 1년 동안은 CTO님과 2-3년차 개발자 두분과 함께 일했는데, 그때도 온라인 신규제품 위주로 만들었고, 2-3년차 주니어 두분은 시리즈 D, 총 투자 누적액 800억 이상, 기업가치 8000억 이상인 스타트업으로 좋은 오퍼 받고 이직 잘 하셨습니다. ^^ 행복 결말은 셀프…~~ 각자 위치에서 화이팅 하시길!~ (약간 꼰머같지만.. 진리인 것 같아요.. 사람일 어케될지 모릅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