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99% 커뮤니티에서 수다 떨어요!
유튜브 보다가 파이썬에 푹 빠져버린 고등학생
독학으로 1년동안 온갖 프로젝트 다 해봤다!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이 아닌, 회사를 다니는 개발자가 된 스물 한 살 청년의 이야기
사내 최연소 백엔드 개발자 클로미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린님과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인터뷰
안녕하세요, 저는 디자인계열 특성화고를 졸업하면서 디자인을 전공했고, 학력은 고졸입니다. 지금은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어요.
개발은 고등학생 때 노마드 코더를 알게 되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어요. 그때 파이썬에 되게 빠져 있던 상태였는데요, 파이썬만 가지고는 웹사이트 같은 걸 못 만드니까 노마드코더에서 HTML, CSS, JS를 배우면서 웹 개발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노마드 코더를 통해서 입문을 했고,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는 강의 없이 독학으로 이것저것 많이 만들었어요. 거의 1년 동안 혼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었고, 이 프로젝트들을 기반으로 해서 AI 부트 캠프라는 곳에 합격해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부트 캠프를 수료할 때 이력서와 면접 준비 등 구직 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은 덕분에 올해 1월부터 중견기업에 입사 후 일을 하게 되었어요.
사실 디자인 고등학교를 들어가게 된 계기는 딱히 디자인이 적성에 잘 맞아서가 아니었고, 수능의 늪에 빠지기 싫다는 생각이 강해서였어요.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유튜브를 통해서 처음으로 파이썬을 접했는데 예상외로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게 계기가 되어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코딩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코딩에 푹 빠졌다가, 졸업 이후에 거의 하루 종일 개발만 했던 것 같아요.
클로미아님의 근무 환경! 맥북이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하는군요 💻
처음에는 노마드 코더 클론 코딩 강의를 통해서 뭔가를 만들면 성취감이 들잖아요? 성취감이 있으면 쉽게 지치지도 않으니까 강의의 도움을 많이 받았었는데, 강의를 통해서만 만들다 보니 ‘내가 만들고 싶은 걸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졸업 1년 전부터 코로나가 터지면서 자유시간이 엄청 많이 생겼어요. 시간이 남으니까 그 시간을 활용해서 만들고 싶은 걸 얼마든지 만들 수 있었어요. 혼자서 삽질도 열심히 하면서 재미있게 하다 보니까 여러 가지 결과물들이 나왔죠.
대표로 하나만 말씀드리자면 마지막으로 만들었던 웹서비스가 있어요. 가장 최근에 했던 개인 프로젝트였는데, 그때 본격적으로 장고를 사용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그 프로젝트가 취업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같아요. 요약해서 설명하자면 요리 사진과 레시피에 특화된 포스팅 서비스입니다.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서비스인데, 최근에는 AWS에서 서버 비용이 너무 많이 나가서 꺼둔 상태에요.
AWS 오피스에 교육받으러 출장 갔던 날, 이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셨다고
아직 대학교를 가지 않은 게, 뭔가 신념 같은 게 있어서는 아니에요. 제가 대학교를 진학하게 되면 군대를 가야 하고, 대학교 진학을 하지 않고 취업을 한다면 군대를 특례를 받을 수가 있는 상황이었어요. 저처럼 특성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기능사 자격증이 있으면 산업체에서 산업기능요원으로 병역 특례를 받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만약 대학교를 진학해서 학위를 얻게 된다면 더 높은 자격증을 하나 더 따야 하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구직활동 먼저 해보고 안되면 군대를 갔다 오자 생각했는데, 취업을 하게 되어서 내년부터 병특이 될 예정입니다. 신념이라기보다는 전략적인 선택이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가보고 싶겠지만 지금은 딱히 가고 싶다고 생각되지 않아요. 지금 이미 취업해서 일하고 있다 보니.. 제가 취업을 하기 전이면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서 갈 수도 있었겠지만 이미 이렇게 독립을 해버린 상황에서는 제가 전부 모든 학비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아요. 대학교 간 친구들도 어차피 코로나 때문에 전부 재택 수업을 들으니까 학비가 아깝다고 많이들 이야기하더라고요. 저는 대학을 가지 않았는데도 대졸 공채로 입사했다는 점이 조금 특이하죠.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 📸 ZOOM에서 놀다가 한 컷!
처음에 원티드에서 수시 채용 공고를 보고 지원했어요. 디자인 전공을 살려서 직접 이력서를 디자인했고, 포트폴리오도 짱짱했던지라 서류 합격 후 기술면접에 갔어요. 그때 개발팀 담당 이사님을 만나 뵈었고 면접 후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다음 일정이 임원 면접이었는데, 하필 며칠 뒤에 2022상반기 대졸 공채 임원 면접 전형 일정이 있어서 해당 면접 전형으로 넣어주셨고, 그렇게 다대 다 임원면접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임원면접까지 통과한 후 입사하게 된 거예요. 최종 합격 후에 대졸 공채 신입사원 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어서 다른 신입 사원분들과 함께 신입 연수를 듣고 3개월의 수습 기간을 마친 뒤 함께 임명장을 받았답니다.
제가 이 회사에 들어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회사에 면접을 보러 다녔어요. 그동안 지원자로써 여러 회사들에 가서 면접을 봤었죠. 하지만 지금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는 반대로 제가 면접관의 입장이 되어서 저희 팀에 들어오게 될 분들의 면접에 들어가고 있는데, 이게 되게 신선한 경험이더라고요. 면접으로 사람들을 만나면서 ‘아 내가 저렇게 면접 보러 다녔지', ‘아 저렇게 얘기를 하면 면접관 입장에서는 이렇게 보이는구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제가 면접을 보러 다닐 때에는 오전, 오후 하루에 두 개씩 매일매일 면접을 보러 다녔어요. 지원을 엄청 많이 했거든요.
면접에 참여하면서 보니까 개발한 결과물이 좋고, 그거에 대한 재밌는 스토리만 있으면 채용하고 싶은데, 그걸 가지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없더라고요. 좋은 대학교를 나오고 좋은 인턴 경력을 갖고 있는 것도 좋지만, 개발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서 재밌는 스토리를 가지고 오는 분들이 정말 드물어요. 그런 사람이 있으면 저도 그렇지만 다른 면접관 분들도 좋아하세요.
취업 전 혼자 개발에 빠져 지내던 시절
영어를 열심히 해서 해외로 날아가보고(?) 싶습니다. 지금 회사에서 곧 국가 연구 과제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올해부터 5년간 800억 정도의 규모로 진행되는 꽤나 큰 프로젝트예요. 4~5년 정도 근무하면서 국가 연구과제 수행과 사내에서 진행하는 별도의 개발 프로젝트들을 커리어로 잘 쌓아서 해외로 이직하고 싶은 바람이 있습니다.
있었죠. 취업한 이후로는 딱히 없는데, 혼자서 개발만 할 때는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면 일단 어떻게든 완성을 시켰어요. 그런데 완성하고 나면 당분간은 코딩의 코도 생각하기 싫어집니다. 그렇게 프로젝트 하나 끝내고 나서 한동안 게임에 빠져서 살거나 친구들이랑 매일 만나서 놀고, 하루 종일 넷플릭스만 보다가 며칠 후에 다시 코딩으로 돌아오고 그랬어요. 그렇게 사이클을 돌렸었죠.
아까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남는 게 시간이었고, 학교도 코로나 때문에 안 가고, 할 것도 없어서 그렇게 했던 것 같아요. 너무 시간이 많이 남으면 노는 것도 질려요. ㅎㅎ 코딩 입문한 시점부터 코로나 때문에 학교도 거의 못 가고 해서 굉장히 시간이 많았어요. 하루 종일 시간이 있다고 계속 게임만 하는 것도 힘들고, 비생산적인 활동만 오래 하다 보면 우울해지는 경향이 있잖아요? 그걸 피하기 위한 것도 조금 컸어요. 코딩을 하면서는 무언가 만들어지니까요.
회사에서 개발중인 서비스의 모습
네 맞아요. 파이썬으로 코딩을 시작했고, 메인 언어는 아직까지도 파이썬을 사용하고 있어요. 그리고 웹 개발에 필요한 HTML, CSS, 자바스크립트는 사용할 줄 알아요. 여러 가지 언어를 배우기보다 파이썬을 깊게 판 케이스라서 이것들 말고는 다룰 수 있는 언어는 없어요. 앞으로 배워보고 싶은 언어는 RUST인데요, 배운다고 딱히 저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지는 않지만 RUST를 사용하면 로우 레벨로 내려가서 제가 직접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는 느낌이잖아요? 게다가 C처럼 그렇게 올드하지도 않다 보니까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실 작년에 RUST 입문을 했는데, 본격적으로 배워보려고 하던 시점에 채용공고도 같이 찾아봤거든요. 그런데 그걸 쓰는 회사가 아무 데도 없더라고요. ‘지금 RUST를 공부할 타이밍은 아니다’라고 판단해서 그냥 넘어갔어요.
제가 막 공부를 시작했을 때 ‘언스크립티드’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걸 읽으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치게 되거든요. 그 책 덕분에 저도 나만의 웹서비스를 만들어서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게 된 거예요. 방금 보여드린 웹 서비스도 그렇고 그전에 게임도 개발을 했고, 다른 서비스들도 많이 만들었죠. 만든 서비스 전부 다 사업을 고려해서 만들다 보니까 구글과 앱스토어에 올려보려고 한 적도 있고, 사업자등록증도 만들어보려고 했죠.
저는 이런 게 개발 스토리 인 것 같아요. 그 당시에 진짜 개발 공부가 재미가 있어서라기보다는 개발을 잘 하고 잘 만들면 그게 사업으로 바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게 진짜 제가 개발을 하게 된 계기라고 할 수 있어요. ‘나는 이런 이런 서비스를 만들 거고, 이 서비스는 커질 거야!’ 생각해서 공부를 했어요. 실제 사업으로 전환된 서비스는 없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기 때문에 후회는 없어요. 그래도 임원 면접 때 참여하신 회장님께서 제가 만들었던 웹서비스 보면서 이거를 우리 회사에서 키워보면 어떻겠냐는 말씀(물론 농담으로 던진 말씀이겠지만 ^^)을 해주셨을 때 되게 뿌듯했어요.
진지하게 자신의 경험을 공유 중인 클로미아님의 모습
역시 서비스를 알아봐 주고 사용해 주는 사람들이 있을 때가 가장 뿌듯한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벌써 개발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클로미아님, 미래에 분명 큰 사업가가 되실 것 같아요. ^^
응원하겠습니다!
@clomia 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