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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인맥이 필요한 이유

#bla-bla
1년 전
2,206

지하철과 거리는 그래피티로 뒤덮여있고, 도시에는 소매치기와 강도로 가득합니다. 마약, 부패, 노숙, 매춘, 무질서로 뒤덮인 이곳은 70년대의 뉴욕입니다. 이때의 뉴욕은 지금의 뉴욕과 많이 달랐습니다. 심지어는 뉴욕이 파산할 지경에 이르러 도움을 요청했지만, 당시 연방정부는 거절했습니다. 범죄와 혼돈, 그리고 부패로 뒤덮였던 뉴욕의 과거입니다.

70년대의 미국의 모습이 담긴 영화, 마틴 스코세지의 <택시 드라이버>

이렇게 혼란했던 도시 속에서 예술을 갈망한 두 사내가 있었습니다. 두 사내는 비슷한 그림 실력을 지녔지만 훗날 전혀 다른 평가를 받게 됩니다. 한 명은 시대를 풍미한 젊은 천재로, 한 명은 안타깝지만 특별한 점이 없는 무난한 예술가로 말이죠. 바로 바스키아와 알 디아즈입니다. 왜 이들은 비슷한 실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걸까요?

조금은 노골적일 수도 있습니다. 이번 베자키 뉴스레터는 바스키아를 통해 ‘인맥’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내향형인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글은 💡생산성 뉴스레터 Vezaki에서 1월 14일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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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길거리에서 시작한 검은 피카소

  • SAMO, 두 예술가의 만남

  • 치밀하게 인맥을 쌓았던 바스키아

  • 바스키아는 있고 디아즈는 없는 ‘맥락’

  • 왜 인맥을 만들어야 할까요?

  • 좋은 인맥을 형성하기 위한 3가지



길거리에서 시작한 검은 피카소

바스키아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정신병으로 집안이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집을 나와 노숙을 하기 시작했죠. 이때 자기가 직접 그림을 그리며 만든 엽서와 티셔츠를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기 시작했습니다. 바스키아의 출발은 세련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당시 뉴욕 거리에 흔하게 있는 지저분한 아티스트였습니다.


SAMO, 두 예술가의 만남

그림 스타일로 보았을 때 바스키아의 낙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바스키아와 알 디아즈는 비슷한 그림 스타일을 가져서 누구의 그림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바스키아는 알 디아즈(Al Diaz)를 만나 SAMO(SAMe Old shit의 약자)를 만듭니다. 그리고 그들은 함께 뉴욕의 거리에 ‘SAMO©’라는 낙서를 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알 디아즈는 ‘그림’에 집중하는 성격이었고, 바스키아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좀 더 집중하는 성격이었죠. 알 디아즈는 익명의 거리 작가로 남고 싶어 했지만 바스키아는 자신을 더 드러내고 싶고, 유명해지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SAMO는 ‘SAMO IS DEAD’라는 낙서를 끝으로 해체되었습니다.

SAMO IS DEAD라고 적힌 벽의 모습. SAMO 뒤의 저작권 표시 ©는 자신들이 새로운 것을 창조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남겼다고 한다.

 


치밀하게 인맥을 쌓았던 바스키아

Mudd Club은 포스트 펑크 언더그라운드 음악과 ‘No wave’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였다.

바스키아는 많은 사람들과 인맥을 쌓으려고 노력했습니다. 특히 그는 당시 뉴욕에서 기존 예술 문화에 저항하는 예술가들이 모이는 클럽으로 유명했던 머드 클럽(Mudd Club)에서 많은 사람들과 어울렸는데요, 머드 클럽의 주인은 영화 제작자이자 예술계 마당발이었던 디에고 코르테즈였습니다. 그는 머드 클럽에서 주로 어울리던 100명을 모아 단체전을 열었습니다. 단체전은 <뉴욕/뉴웨이브>라는 이름의 전시로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바스키아의 공식 커리어의 첫 시작은 클럽에서의 인연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전시에서 바스키아는 앤디 워홀, 키스 해링과 나란히 서게 되었습니다.

마돈나와 바스키아. 오늘날에는 둘이 연인 관계였다는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후로도 바스키아는 공격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렸습니다. 그는 그렇게 디에고 코르테즈, 앤디 워홀, 키스 해링, 마돈나라는 인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이들과의 관계는 바스키아를 더욱 알리는 하나의 장치가 되었죠. 특히 당시 미국 예술계의 큰손이자 유명 인사인 앤디 워홀이라는 인맥은 바스키아의 작품을 널리 알려지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둘의 우정과 파트너십은 여러 가십을 남길 정도였습니다.

바스키아는 그렇게 슈퍼스타가 되었고, 모든 예술 작가가 꿈꾸는 갤러리인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도 전시를 열게 됩니다.

바스키아는 앤디 워홀의 아파트 위층을 임대해 살았을 정도로 워홀의 눈에 띄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바스키아는 그렇게 거리에서 낙서를 하며 엽서와 티셔츠를 팔았던 가난한 예술가에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전설적인 예술가로 남았습니다. 그럼, 홀로 예술 활동을 하는 걸 택했던 알 디아즈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요?

 


바스키아는 있고, 디아즈는 없는 것

SAMO 해체 이후로도 디아즈는 예술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거리의 예술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죠. 다만 그의 예술 활동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디아즈에 대해 검색해 보면 온통 바스키아에 대한 이야기 뿐입니다) 디아즈에게 따라오는 건 바스키아에 대한 질문 뿐이었죠. 과연 온전히 예술성의 차이였을까요?

디아즈는 자신의 예술 활동이 아닌 바스키아에 대한 질문으로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예술의 평가는 개인이 내리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내리는 것입니다. 대중들은 그림을 고집한 알 디아즈가 아닌 바스키아를 택했습니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과의 이야기는 작품의 ‘맥락’을 만들었고, 인종과 사회가 녹아든 바스키아의 강렬한 작품이 이 맥락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높은 가치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다만 디아즈에게는 맥락이 없습니다. 정확히는 알려진 맥락 포인트가 바스키아와 과거에 함께 했던 인물이었다는 것밖에는 없죠. 그는 유명해지지 못했고, 자신만의 맥락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바스키아는 전략적으로 인맥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전 세계에 알렸습니다.

(왼쪽부터)키스 해링, 앤디 워홀, 바스키아의 모습

구독자님, 오해하지 마세요. 인맥이 무조건 성공을 가져다준다는 것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바스키아는 예술성이 뛰어난 작가였고, 인맥 없이 성공한 사람 역시 정말 많습니다. 다만 인맥은 성공을 훨씬 앞당겨줄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인맥은 자본, 학벌, 능력과 같은 하나의 자원입니다. 바스키아가 의도했든 아니든, 인맥으로 사람들에게 자신을 널리 알린 건 똑똑하게 행동한 것이죠.

 


<억만장자 파헤치기2> 중 음반 사업가이자 벤처 투자자 모니크 아이들렛의 말. 여담이지만 미국은 국내보다 인적 네트워크를 훨씬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왜 인맥을 만들어야 하는가?

인맥은 비즈니스 관점으로 보았을 때 모든 것을 ‘쉽게’ 할 수 있다는 것에서 이점을 가집니다.

1. 새로운 기회가 ‘쉽게’ 확장됩니다.

여러 기회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좋은 인간관계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쉽게 전달해 주죠. 나라는 존재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접근, 그리고 협업에 대한 기회가 증가합니다. 마치 디아즈가 머드 클럽에서 만난 사람들 덕분에 처음부터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전시를 열 수 있었던 것처럼요.

2. 능력 이상의 아웃풋을 ‘쉽게’ 낼 수 있습니다

새로운 관점과 전문 지식에 접근하기 쉬워지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기술, 전문 지식과 통찰력을 활용하여 혼자서는 만들 수 없는 아웃풋을 낼 수 있습니다.

3. 복잡한 검증 과정 없이 ‘쉽게’ 할 수 있어 시간과 돈을 아껴줍니다.

검증은 많은 시간과 돈을 요구합니다. 예를 들면, 같이 프로젝트를 함께 할 동료를 찾는다고 한다면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죠. 하지만 당신이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한다면, 다른 이의 보증, 그리고 그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함께 동반되기에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됩니다.

 

기본적으로 인적 네트워크의 증가는 당신을 위한 더 많은 뇌가 더해짐을 뜻합니다.

 


좋은 인맥을 형성하기 위한 3가지

1. ‘Giver’가 되세요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세요)

낡은 말이지만 관계는 기본적으로 호혜성을 기반으로 형성됩니다. 보답을 기대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Give하세요. Give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고, 신뢰는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어줍니다.

2. '연결'을 유지하세요

관계가 끊기지 않도록 하세요. 억지로라도, 꾸준히 상호작용하세요. 연결이 오래 지속됨에 따라 이 네트워크는 더욱 단단해지게 됩니다.

3. ‘진정성'을 가지세요

위 2가지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진정성’이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호기심을 진심으로 가지세요. 이러한 진정성이 없으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합니다. 진정성이 없는 네트워크는 얄팍한 꼼수에 불과해요.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고, 진정성을 가진 지속적인 연결은 좋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만들어줍니다. 당신이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훗날 어떤 사람이 될지 모릅니다. 지금 눈 앞의 주변 사람들에게 진정성있게 대하세요.

 


글을 마치며

SAMO라는 크루로 묶였던 디아즈와 바스키아는 비슷한 가치를 공유했기에 뭉쳤을 것입니다. 그들이 초기 그림 스타일이 비슷했지만 바스키아의 그림이 훨씬 더 강렬해진 것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느낀 감정들이 그의 예술관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에는 그들과의 교류로 발생한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즉 사람들과의 교류가 내적, 외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죠.

사람은 사람에게 가장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입니다. 큰 상처로 영원한 트라우마를 주는 것도 사람이고, 가장 큰 성장을 일으키는 것 역시 사람입니다. 구독자님은 어떤 공동체에 소속되어 있고, 또 어떤 사람들과 영향을 주고받고 있나요? 

이번 Vezaki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주에 더 좋은 글로 뵙겠습니다.
 

이 글은 💡생산성 뉴스레터 Vezaki에서 1월 14일에 발행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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