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 99% 커뮤니티에서 수다 떨어요!
유튜브 알고리즘이 선물해준 취미생활 썰 풉니다~
5년 차 초등교사, 퇴근하고 코딩 수업 들어요.
코딩에 관심있는 초등교사들이 모여서 사이트를 만들고 배포까지 했다고?!
코딩하는 선생님들의 모임 '팀초코'를 만들고 웹사이트 '티처캔'을 운영중이신
초등학교 교사 김홍동님을 만나보았습니다.
기념사진 촬영으로 시작한 인터뷰! 김치~📸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강원도 원주시의 한 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인 5년 차 초등교사 김홍동이라고 합니다. 지금 6학년을 가르치고 있어요. 교육학을 전공했고, 대학생 시절 한 학기 동안 엔트리와 스크래치(학생용 코딩 교육 플랫폼)를 다루어 본 경험이 있습니다. ‘티처캔'이라는 취미로 코딩을 시작해서 이렇게 꾸준히 공부하고 있네요.
제가 코딩을 공부하기 전에는 퇴근하고 나서 따분하고 무료한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할 일이 없으면 유튜브를 봤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이 저에게 코딩 공부를 하라고 한 것 같아요. 우연히 뜬 추천 영상이 코딩에 관한 거였어요. 그때는 코딩의 코자도 모르니까 그냥 궁금해서 눌러봤는데, 우연히 본 그 영상에서 웹사이트가 뚝딱 만들어지는 거예요! 쉬지도 않고 해당 영상이 있는 재생목록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던 것 같아요. 그렇게 생활코딩 영상으로 저의 코딩이 시작되었습니다. 퇴근하고 나서의 무료함을 달래줄 녀석을 찾은 거죠. 그때부터 취미생활이 코딩이 되었어요.
진짜 제대로 공부를 해봐야겠다 결심하고 나서 여기저기 찾아봤었는데, 노마드코더에서 니꼬쌤이 ‘여러 선생님한테 가르침을 받는 것보다 한 사람에게 받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었어요. 그래서 코코아 클론부터 시작해서 니꼬쌤 강의를 쭉 듣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지금 수업 준비중!
19년도부터 시작했어요. 제대로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기 시작한 건 20년 4월쯤? 2년 정도 됐네요.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만 하다가 작년 5, 6월부터는 개인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는데, 지금은 티처캔 때문에 강의 들을 시간이 없어요. 강의는 인스타 클론 코딩까지 들었고요, 지금 리액트 마스터 클래스를 듣고 있습니다. 대학생 때 들었던 스크래치 수업은 학점 때문에 들은 거라 그런지 재미가 없었는데 관심을 가지고 보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일단 제가 맨 처음에 들었던 코코아 클론은 막힘없이 재미있게 배웠어요. 태그 입력하고 CSS에서 원하는 속성 쓰면서 재미있게 했는데, 그다음에 바닐라JS로 크롬 앱 만들기에서 처음으로 자바스크립트에 입문하면서부터 어렵더라고요. 처음에는 벽을 많이 느꼈어요. 저는 강의를 한 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보면서 공부하는데 도저히 이건 안 되겠다 해서 ‘급하게 하지 말고 천천히 하자~’는 생각으로 책을 샀어요. 두 달 정도 쭉 책을 읽어보면서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책을 통해서 배우고 나서 다시 강의를 보니까 이해가 되더라고요. 모던 자바스크립트 Deep Dive라는 책이었는데, 확실히 기초 지식을 습득할 때는 책이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공부할 때 99% 이상은 구글링하지만, 처음 개념을 잡을 때 관련 도서를 읽었어요.
개인 프로젝트 quiz-hi를 이용한 수업 장면
quiz-hi라고 퀴즈를 만들어서 학교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풀어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개인 프로젝트가 있어요. 그냥 계속 공부하는 것과 다르게 직업 현장에서 사용을 할 수 있으면 동기부여도 되고 성취감도 생길 것 같아서 만들어본 서비스인데, 이용자가 많이 없어서 지금은 내렸어요. ㅎㅎ
혼자서만 프로젝트를 하다 보니까 다른 선생님들과 함께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아이디어도 더 풍부하게 생길 것 같아서 작년 10월 말쯤에 같은 직종에 계시는 선생님 중에서 코딩에 관심 있는 분들을 모아서 아이디어 회의도 하고 4개월 동안 열심히 개발했습니다. 오픈 단톡방에서 코딩에 관심 있는 선생님들끼리 모여서 이야기하는 방이 있었는데, 거기서 감사하게도 네 분이나 프로젝트에 함께 해주겠다고 하셔서 지금의 ’팀초코’가 만들어졌고요, 티처캔 업데이트는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계속 꾸준히 공부하고 싶은 마음을 지녔으면 좋겠고요, 팀 자체로는 저희가 만든 티쳐캔이 많은 사람들이 사용해서 더 발전했으면 하는 욕심이 있습니다.
티처캔 웹사이트 메인 화면
주소는 teachercan.com입니다. 학교생활에서 교육, 생활지도, 업무에 필요한 도구를 모아놓은 사이트예요. 예를 들면, 학교마다 점심 식단표가 나오잖아요? 그럼 그 식단 정보를 불러와서 메뉴 중에 내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알레르기가 있는 음식들을 알려주는 거죠. 선생님들의 업무를 단축하면서 빠르게 일할 수 있게 해주죠. 그 외에도 자리 바꾸기, 학급일지 쓰기, 순서 정하기, 랜덤 뽑기, 타이머 등등 교육적인 면에서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것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추가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이트들도 이미 있긴 한데 공부하면서 저희가 직접 만든 거니까 뿌듯하고, 현장에서 사용하면서 아쉬운 부분들을 보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아직 무료 서버, DB를 사용하고 있어서 많이 느리지만 사용자가 많아진다면 확장해서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려고 해요. 장기적으로는 앱을 출시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함께 티처캔을 운영하는 선생님들께서도 노마드 코더에서 공부를 많이 하세요. 각자 현재 어떤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있는지, 어떤 챌린지를 하고 있는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 노마드 가족분들도 가끔 놀러 오셔서 기능 구경해주세요! 피드백은 언제나 환영입니다.
저희가 작년 10월부터 시작했잖아요. 초등학교 겨울 방학이 시작하기 전까지는 주 1회 만나서 아이디어 회의랑 깃허브를 통한 협업에 관한 공부를 했어요. 처음에 같은 repo를 쓰는 것부터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부터 2월 말까지 약 2달간은 공용 브런치를 하나 만들어놓고 각각 개인 브런치를 가지고 작업을 했어요. 그리고 주 2회 정도 만나서 작업한 내용물을 병합하면서 만들어 나갔습니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구상중인 팀초코의 화상회의 현장
처음에 코딩을 공부하기 시작했을 때, 너무 재미있고 결과물을 내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매력에 이직에 대한 생각이 살짝 들었지만, 제가 교사를 하면서 해보고 싶은 일들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이직에 대한 두려움도 있는 것 같고요. 실제 개발자들이 얼마큼의 실력과 스펙을 가졌는지도 잘 모르고, 섣불리 개발자로 취업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 제가 할 수 있는 노력만큼은 해보려고 합니다.
현재 초등학생들은 ‘엔트리’로 코딩해요. 블록 코딩을 하는 플랫폼인데, 초등학교에서는 ‘절차적 사고'를 주된 교육으로 내세우고 이런 사고력을 기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요. 실제로 html, css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교육은 아니에요. 코딩 교육 과정이 6학년 때 있는데, 제가 6학년이 처음이라 아직 가르쳐 본 적은 없어요. 가르치게 된다면 제가 코딩을 배워놓은 상태라 재미있게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과라는 과목에 편성이 되어 있는데 여러 단원 중에 한 단원이 컴퓨터 교육이에요. 그 단원을 가르치는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에 코딩 교육을 하는 거죠. 코딩에 관심이 있는 선생님들은 따로 자율활동이라든지 동아리를 만들어서 교육을 할 수도 있어요. 방과 후 활동으로 코딩교육을 하는 곳들이 있기는 한데, 보통은 외부에서 강사가 옵니다. 저희 반에는 코딩에 열의와 관심이있는 학생이 딱 한 명 있어요. 4학년 때부터 파이썬이랑 리눅스를 배우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화이트 해커를 꿈꾸는 학생인데, 깃허브 아이디를 서로 팔로우 했답니다. ㅎㅎ
티처캔 기능을 실제로 수업에서 활용하고 있다는 홍동쌤
코딩하기 싫어졌다? 이런 적은 없어요. 벽을 느꼈을 때는 천천히 가자는 마인드로 했던 것 같아요. 누군가에게 성과를 보여주면서 해야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취미 활동으로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했더니 더 편하게 풀린 것 같아요. 자바스크립트랑 백엔드를 처음 할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리고 혼자 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함께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했던 게 훨씬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같이 공부하니까 더 동기부여도 되고, 무언가 하나를 만들더라도 성취감이 더 많이 생기는 기분이에요. 별 약속 없으면 집에 와서 강의 듣고, 최근 들어서는 깃허브에 잔디심기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제 개인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요. 배웠던 것들을 하나씩 적용해 나가면서 사용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요! 요즘에는 C#이랑 유니티에도 관심이 생겨서, 공부하고 있는데 알고리즘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유롭게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교육용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까진 매우 어렵습니다. ^^
음.. 딱 한 마디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하는 것이 더 즐겁고 얻을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개인이 아닌 함께 코딩을 배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실제로 아웃풋 또한 더욱 발전했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게 좋은 아웃풋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너무 일에만 매진해있지 말고, 다른 취미생활과 문화생활을 즐기는 걸 권장해 드려요. 저도 그렇지 못하지만 그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답니다.
선생님의 바른생활(?) 코딩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
말씀을 너무 차분하게 잘해주셔서 시간가는 줄 몰랐습니다. ㅎㅎ
티처캔 사이트 이용자가 많이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네요. ^^
앱이 만들어지는 그 날까지 파이팅!! 💪
@김홍동 님